목록기타/DOOMSDAY CITY (42)
CATANDALIEN
타앙, 총알이 두개골을 꿰뚫는다. 총성은 몇번이고 계속되었다. 타는 듯한 고통과 함께 눈앞이 컴컴해지다가 다시 밝아졌다. 다행히도 품안에 품고 있던 태블릿은 무사했다. 다시 탕, 날카로운 목소리들이 등 뒤로 무어라 소리를 친다. 검은 고양이는 목숨이 몇개더라? 다시 탕, 탕, 탕. 몇번이고 정신을 차리다가도 이내 꺼졌다. 숨은 터져나오지 않았다. 아니, 그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머리의 절반이 흉측하게 일그러졌다. 눈앞에서 흐르는 피와 뇌수마저도 그는 알아차릴 수 없었다. 그 상태에서 탕, 이번에는 간신히 뛰고 있던 심장이었다. 이제 뼛조각과 뒤섞여있던 뇌수에 다시 총질을 한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검은 고양이의 시체가 자리에 남았다. 타앙, 목재에 못을 박는 소리다. 하..
꽤나 어린 시절, 기숙학교에 있었을 무렵 물에 빠진 적이 있었다. 기숙학교가 있던 곳은 겨울이 길었고 그만큼 여름이 짧았다. 울창한 침엽수림 사이에 위치했고 도시로 가려면 차로 너댓시간은 달려야 할 정도의 외딴 곳이었다. 우리는 스스로 감옥이라 부르며 거대한 숲에 갇힌 자신들을 비웃곤 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학기에 한두명씩은 탈주하는 시민이 나오곤 하였다. 그들은 자유를 찾아 도시로 떠났지만 몇몇은 거대한 숲이라는 마물에 가로막혀 곧바로 교사들에게 발견되었고, 몇몇은 눈앞도 보이지 않을 눈보라를 헤치다가 시체가 되었으며, 아주 극소수만이 탈주에 성공하였지만 곧 그들의 부모에게 사로잡혔다. 휴대전화도 가지지 못할 정도로 보수적이고 엄격했기에 우리들이 가질 수 있는 여가거리라고는 스포츠와 낚시,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