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ANDALIEN
냇배너 _ 안경과 당신 본문
아우, 미안해요. 배너는 그렇게 작게 속삭인 다음 나타샤와의 키스를 방해하던 안경을 벗어 탁자위에 올려두었다. 저번에 결국 깨져버린-배너의 안경은 절대로 3개월을 버틴적이 없었다.- 안경후로 새로 장만한 노안경은 무테에 검정색 다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샤가 생일선물로 사준 것이었다. 천하의 헐크로 노안만은 막아낼 수 없던지, 그는 연구를 할 때에나 무언가를 읽을 때에는 꼭 안경을 쓰곤 했다. 하지만 이런 때에는, 그러니까 그가 나타샤와 키스를 할 때에는 안경은 필수품이 아니라 방해물에 지나지 않았다. 가벼운 버드키스정도라면 괜찮다. 문제는 그 이상으로 나아갈때였다.
나타샤는 탁자위의 안경을 흘깃 쳐다보며 괜찮다고 바로 배너의 입술 옆에서 속삭였지만 배너는 고개를 젓고서는 안된다고 낮으면서도 약간은 으르렁거리는 투로 말했다.
"당신이 사준거니까 더 오래 갖고 싶어요."
그 말과 함께 나오려던 나타샤의 말을 입술로 막아버리고는 그녀의 몸을 침대에 눕히고는 그 위로 올라탔다. 내가 다시 사줄게요, 라는 나타샤의 말에 그는 괜찮다고 말하며 다시금 그녀의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 서로의 입술과 혀과 만나는 질척한 소리가 침실을 가득 메웠다.
"그래도 은근히 기쁘네요."
정사 후에는 항상 시트를 통채로 방사능폐기물통에 버리고는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에 한 사람이 가벼운 소설을 읽었다. 배너가 안경을 쓰고 연애소설을 즐겨 읽는다는 노인의 이야기를 읽고 있을 무렵, 그의 배를 머리를 눕히고 있던 나타샤가 말했다.
"뭐가요?"
"그 안경이요."
나타샤가 손가락으로 안경을 가리켰다. 배너는 읽던 책을 대충 침대위에 두고는 자신의 안경을 벗어보았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안경이었다.
"안경이라면 토니도 많이 사줄텐데, 내가 사준거라서 오래 갖고 싶다니. 남들한테도 그런 얘기를 하는건 아니겠죠?"
"오, 당신이 사준거니까 소중히 여기겠어요, 아니면 나타샤가 선물한게 소중해요,에요? 미안해요, 그런 뚱한 표정 짓지 말아요. 당연히 당신이 사준거니까 소중하잖아요."
배너는 조심스레 나타샤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물기가 마르지 않아 촉촉히 젖은 머리카락은 평소보다 더 짙었고 구불거렸다. 그는 몸을 숙여 나타샤의 머리카락에 일부러 쪽 소리가 나게 키스했다.
"당신이 처음으로 선물해준거에요, 소중하지 않을 리가 없어요."
"난 그 전에도 많이 선물했어요. 연구실에 있던 액자로 내가 선물한거잖아요."
그 말에 배너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퉁명스레 대답하는 나타샤가 매우 귀여웠기 때문이었다. 이런 퉁명스러우면서도 입술을 삐쭉히 내밀은 모습은 다른 사람앞에서는 본 적이 없었다. 자신만의 나타샤, 라는 생각에 머리카락에 하던 키스가 점차 이마로, 눈가로 번져나갔다. 그녀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설마 그 선물들을 다 잊어버린건 아니죠?"
그 말에 배너는 입술을 떼었다. 코까지 키스가 이어진 후였고, 그것이 새삼 부끄러웠는지 나타샤의 얼굴이 조금 붉어져있었다. 그는 옆에 벗어두었던 안경을 아주 조심스레, 마치 보석이라도 다루는 냥 나타샤의 얼굴에 씌었다. 갑작스런 배너의 공격에 나타샤는 뭐하는 거냐고 다시 말을 내미려는 순간 아주 짧은 키스가 이어졌다.
"안경 쓴 모습도 괜찮은데요, 한번 써보는건 어때요? 패션으로라도."
"...농담이죠?"
"당신은 뭘 해도 어울리니까요."
"그건 브루스에게만이겠죠... 그치만 브루스도 안경쓴 모습 잘 어울려요. 이제 솔직히 말해줘요, 왜 이 안경이 소중한거에요?"
"그야 우리가 이렇게 되고나서 처음으로 받은 선물이니까요."
그리고는 다시금 싱긋, 약간은 쓴맛이 섞인 미소를 지었다. 눈가에 어리는 주름이 저도 모르게 섹시하다고 생각하며 나타샤는 안경을 벗어 협탁위에 올려놓았다.
"당신 그러는거 정말로 싫어요."
"뭐가요?"
이번에는 나타샤가 올라타서 배너의 얼굴을 감쌌다. 어느새 나타샤의 그림자가 배너의 얼굴을 어둡게 물들이고 있었다. 남들에게도 이렇게 말하는거 아니죠? 라는 말을 끝내자마자 고개를 숙이고는 배너의 아랫입술을 물었다. 배너는 나타샤의 목에 팔을 둘렀다. 시트를 또 갈아야겠군, 또 버려질 최고급 시트를 걱정하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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