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ANDALIEN
냇배너+바튼 _ B와 S사이 본문
평소처럼 두어번 노크를 하자 대답이 없었다. 부재중이라 생각하여 열쇠로 문을 연 순간, 클린트 바튼은 지금 자신의 앞에서 펼쳐진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타샤 로마노프가 현재 머물고 있는 곳은 어벤져스 훈련소에 딸린 숙소였다. 방 2개에 거실과 부엌이 있는, 혼자 살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으로 나타샤도 제법 만족하곤 하던 곳이었다. 현관문을 열면 현관이 보이고, 곧바로 거실 전경이 보이는 평범하다면 평범한 공간구성이었다.
설마 그것이 현관문을 열자마자 제일 친한 친구의 애정행각을 볼 수 있게 할줄은 몰랐겠지만.
"....미안."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바튼은 재빨리 문을 닫았다. 그는 지금 자신이 본 것이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었지만, 머릿속에서는 그 사실들을 부정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 같았다. 식은땀이 흘러나온 것이 나타샤에게 들켰다, 라는 사실인지 아니면 곧 그녀에게 처형사실을 들을 것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지도 그로서도 확신할 수 없었다.
평소에 사고 싶었다던 갈색 물소가죽 소파위에 두 사람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래에 있던 남자는 상의를 탈의한 상태로 누워있었으며, 여자, 즉 자신의 제일 친한 친구인 나타샤 로마노프는 셔츠를 반쯤 벗은 채 그 위에 앉아있었다. 현관문을 열고 일초후 나타샤와 눈이 마주쳤을때, 바튼은 그녀의 얼굴이 상당히 낯설다고 느꼈다.
그리고 다음 날, 그는 어쩐지 브루스 배너와 마주 보는것이 불편해졌다. 무엇이라 말을 걸기에도 뭣했던 것이, 둘은 바튼이 곧바로 나가고나서 싸운 모양이었다. 평소에는 바퀴벌레처럼 붙어있던 커플이 냉기를 흘리면서 떨어져있는 모습은 보기 좋은 건 아니었다. 나타샤가 기분이 안좋을 때에는 적당히 구슬리면서 지내는 것이 편했지만 배너의 경우는 매우 까다로웠다. 말을 걸어도 단답형으로 끝나고 말 자체를 안하려고 한다. 덕분에 바튼은 배너에게 그냥 간단한 인사만 했을뿐, 어제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서는 차마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헤어졌을 때에도, 어쩐지 브루스 배너에 대한 미묘한 불편함과 불쾌감-이것이 가장 놀라웠다.-이 일어서, 스스로도 상당히 놀랐다. 그동안 호의를 가지면서, 나타샤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친한 사이로 지냈다고 자부했었는데 말이다. 어째서 그런 말도 안되는, 그런 미묘한 감정이 생긴 것일까.
토니는 그 말을 듣고 미친듯이 비웃다가 스티브의 헛기침에 웃음을 멈추었다.
"어쩐지! 아침부터 배너가 똥씹은 표정으로 나오는데 뭐라 말을 걸 수 있어야지. 알잖아, 우리의 브루스 배너 박사님이 그런 상태면 차마 말을 걸기 힘들단걸. 하필이면 유일하게 말을 걸 수 있는 상대와 싸우고 있다니, 정말 불행이 따로 없군."
"그만큼 상태가 나빠보였나?"
"아침부터 마구 비꼬더라고. 여태껏 본것 중에서는 가장 강했어."
평소 가끔씩 브루스 배너의 기분이 안좋아질 때가 있다. 이유는 다양했지만 아무튼 그는 분노를 표출할 수 없으니, 그럴때마다 사람들과 거리를 두어 스스로 진정시키곤 하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타샤만이 배너의 그나마 긴 대답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저번에 그 냇이 대놓고 성희롱했을때에는 안그랬잖아."
"솔직히 그 사건은 화가 난다기보다는 황당했으니까. 게다가 딱 봐도 한쪽이 잘못한 일이니까 쉽게 끝났지. 이번건 그냥 싸운거고. 어쩔 수 없어, 당사자의 일은 당사자끼리 해결하는게 가장 쉽고 깔끔하게 끝나."
토니는 자기로서는 깔끔하게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이야기는 둘의 싸움으로 끝이 나서, 바튼으로서는 자신이 느낀 불편함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없었다. 도대체 어째서일까, 분명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나름 괜찮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게다가 그 때 나타샤의 눈은 너무나도 낯설어서, 마치 자신이 딴 사람을 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일게 했다. 정념에 휩싸여 상대방만을 바라보는, 그런 '여자'의 눈은 여태껏 그녀가 절대로 보이지 않았을 그런 눈이었다. 사랑에 빠진 여자, 아니 애초에 그는 나타샤 로마노프란 사람을 '여자'로 생각한 적도 없었다. 신체상의 차이가 있었지만 둘은 훌륭한 동료이자 파트너였고 전우였다. 게다가 바튼에게는 남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있었지만 아내도 있었고 아이들도 벌써 셋이나 있었다. 그렇게 담백하다면 담백하고 끈적거린다면 끈적거리는 관계를 유지한지 10년이 다 되어갔지만, 그 중에서 '사랑'을 하는 '여자'를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바튼은 자신이 나타샤 로마노프를 그제서야 사랑을 할 수 있는 '여자'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쳐도, 도대체 브루스 배너에 대한 이유없는 적대심과 불편함의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아마 나타샤와 사귀기 때문일 것이고, 그것을 결국 직접적으로 확인해버렸기 때문이란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왜? 왜 나타샤와 사귄다고 그가 불편한거지? 물론 지금처럼 싸울 때도 있지만, 확실히 배너와 함께 있으면 나타샤는 얼굴이 풀어졌고 너무나도 행복해보였다. 일의 처리도 오히려 전보다 더 깔끔해졌고 컨디션도 좋아졌다. 그건 내심 나타샤의 행복을 바라던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아내에게 말했더니 토니와 똑같은 반응이 터져나왔다. 그러고서는 정말로 눈치없는 인간이라고, 감히 남편에게 할 수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말도 나왔다.
"여태껏 알고는 있었지만 말이야."
"그래서 당신이 생각하는건 뭔데?"
"...만약 냇이 그 박사님하고 결혼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거야?"
"그런 일은 없어. 둘 다 가정을 만들 사람들이 아니야."
"만약에라면 말야, 만약에."
그 말에 바튼은 자신에게 곧 결혼할 거라고, 어울리지는 않겠지만 수줍은 얼굴로 말하는 나타샤와 배너를 떠올렸다. 프러포즈는 분명 나타샤가 먼저 할 것이고, 배너는 마지못해서 수락할 것이다. 곧 나타샤는 아주 예쁘게 화장을 하고서는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을 치룰 것이다. 곁에는 은근히 성깔이 있는데다 크나큰 위험을 가진 남자를 두고-
"....젠장."
그 감정은 꼭 어디선가 맛보았던 것과 유사했다. 그는 이런 상상을 예전에도 한번 한 적이 있었다. 그래, 딸이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렴풋이 그런 상상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의, 왠지모르게 슬프고 또 이유없이 화가 치밀어오르는 느낌이 지금 다시 들고 있었다. 그래서인가!
"난 냇을 딸로 생각하고 있던건가?"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표정을 살펴보니 상당히 일그러져있어서, 마치 얘 싫다 로 읽히기도 했다. 바튼은 그 표정에 아연실색해서는 다시금 그녀가 내뱉을 말을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하지만 로라는 그런 표정으로 몇번 고개를 돌리더니 급기야는 냇이 불쌍하다는 말까지 꺼내었다. 어째서냐고 바튼이 항변하니 다시 고개를 돌리고는 급기야 대답하지 않겠다는 투로 작업실로 들어가고 말았다.
나타샤는 평소보다 짜증을 많이 부렸다. 행동은 예전과 똑같이 깔끔하고 딱 부러지게 일을 해왔지만, 하는 말마다 욕설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로 거친 말들을 내뱉었다. 반면 브루스 배너는 어느새 평소로 돌아와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즐겁게 웃기까지 했다. 곁에서 왠지 모르게 초조해보이기까지 하는 나타샤를 보면서, 바튼은 점점 더 저렇게 즐겁게 웃는 배너에 대한 불쾌감, 반감이 늘어났다. 나타샤를 힘들게 해놓고서는 저렇게나 즐거워하다니! 물론 그도 일단은 스파이 신분으로서 배너의 앞에서는 나름 원래대로 친근하게 보이려고 했지만, 옆에 있던 동료 스파이는 대충 상황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뭐가 문제야?"
"문제냐니, 뭐가?"
"...브루스와 뭐 안좋은 일 있었어?"
나타샤의 미간에는 주름이 어려있었다.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었다.
"그쪽이 할만한 말은 아닐텐데."
"질문에나 대답해."
"직접 물어보지 그래?"
나타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역시나, 몇번 어벤져스 타워에서 스쳐지나가는 둘을 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마치 모르는 사람처럼 서로를 스쳐가기만 했다. 형식적인 인사도 없었다. 생각보다 냉전이 장기화될 기미가 보이자 어벤져스 내부에서는 점차 동요가 일고 있었다.
"난 그 자식이-"
"그 자식이라 부르지마. 평소에는 배너라고 불렀으면서 갑자기 왜 그래?"
"왜 그러냐고? 너야말로 요즘따라 왜 그래? 물론 일에는 지장을 안주니 다른 사람들은 상관이야 없다지만 요즘 입이 거칠어진거 모르는건 아니겠지? 뭐가 그리 짜증이 나나? 왜 너는 그렇게 짜증을 내면서 괴로워해야 하는데 그 인간은 그렇게 태평한거야?"
"태평하지 않아."
"냇, 굳이 대신 변명해줄 필요는 없어."
"...이건 우리들의 일이야, 네가 굳이 뭐라 말할 일은 안돼."
"어떻게 말을 안할 수가 있어? 네 일이야, 내가 네 일에 신경을 안쓸 수는 없잖아."
"쓸데없는 참견이야."
"이봐, 냇."
바튼은 나타샤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그녀의 눈을 내려다보았다. 평소보다도 더 도발적인 눈빛으로 나타샤는 바튼을 보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가장 소중한 친구였으며 마찬가지로 그녀도 그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스스로 목숨을 바칠 수 있는 동료, 라고 말할 정도로 상대방이 소중했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로라가 나타샤와 배너의 관계를 눈치챘을 때 사실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배신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바튼이 로라와 사이가 안좋을때에는 마음껏 조언을 해주더니, 이제 자신이 그러려고 하니 거부하고 있었다.
"나 때문이야?"
나타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때, 내가 네 집에 들어갔을 때 그거 때문이야?"
고개를 젓지도 그렇다고 끄덕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바튼은 대충 자신의 말이 맞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 날, 아무래도 둘이 정사를 가지려고 했던 날, 자신의 행동이 둘 사이에 분란을 조장한 것이리라. 도대체 무슨 행동이었지? 그는 머릿속으로 그 날 일을 떠올렸다. 나타샤의 집에 있는 서류를 가지러 숙소로 연락을 했지만 받지 않았고, 그래서 노크까지 하고 숙소 문을 '열쇠'로 열어서- 그는 순간 얼굴을 찌뿌렸다. 바튼의 생각을 읽었는지 나타샤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소한 남자의 질투야."
"설마 내가 네 집열쇠를 갖고 있었다는 정도로? 말도 안돼, 나만 갖고 있는거 아냐. 캡틴도 갖고 있고, 프론트에 말만 하면 받을 수 있다고."
"클린트, 브루스는 이쪽 사람이 아니야. 이해하지 못하는게 당연해."
"너랑 나 사이를 질투하고 있다는 얘기잖아?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난 결혼까지 했다고. 심지어 로라도 의심하지 않는데."
"그러니까 이쪽 사람이 아니라니까."
그녀는 아주 담담하게 바튼이 어느정도 추리한 이유를 긍정했다. 하긴, 둘의 관계는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사귀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까웠으니 한쪽의 연인이 질투를 하는 것도 당연해보였다. 더군다나 그 한쪽의 연인은 스파이의 세계에 대해서는 그저 대중매체를 통해서나 접해봤을 사람이었다.
"네가 생각한 대로 싸운건 아냐, 그저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 뿐이야. 그리고 브루스는 원래 외로움을 많이 타니까, 적어도 한시빨리 사람들 사이에 섞이는게 나아."
"냇."
바튼은 지금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나타샤 로마노프란 사람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녀는 매우 강한 여자였고 신뢰할 수 있는 동료였다. 강함은 그녀의 천성이었기에 오히려 약한 모습을 보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사실 사람이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었고, 나타샤도 사랑에 빠져 전에라면 도저히 하지 않을 일들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그 모습이 어색했다. 하지만 동시에 안심스러웠다.
"그게 싸우는거야."
바튼의 정말로 소중해서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친구는 그 말에 고개를 숙였다. 아주 잠깐, 정말로 짧은 시간동안 바튼은 나타샤의 '여자로서의' 약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치 '그' 날, 그녀의 눈빛처럼 어색하고 낯설었지만 그것도 나타샤 로마노프의 일면이었다.
▒ ▒ ▒
똑똑, 유리문 너머로 들리는 노크소리에 배너는 고개를 돌렸다.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상당히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클린트 바튼이 걸어왔다. 그는 인사도 하지 않은 채, 우두커니 제 앞에 서 있는 배너를 향해 말했다.
"냇과 나는 그렇고 그런 사이 아냐."
"갑자기 와서는 무슨 소리를-"
"그러니까 굳이 질투하지 않아도 돼. 알고 있잖아. 냇은 그런 이상한 짓을 할 여자가 아니란걸."
"...알고 있으니까 그런거야.."
배너는 의자에 앉아 바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바튼의 얼굴은 들어왔을 때보다 풀려 있었지만, 여전히 이유모를 긴장감을 표출하고 있었다. 마른 세수를 한 뒤에 배너는 입을 열었다.
"...솔직히 그쪽에 가정이 있다는 것을 몰랐을 때에는 그런 사이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어. 당연하지, 둘의 사이가 그렇게나 애틋해보였는걸."
"나타샤와 난 단순히 동료고 가장 친한 친구일 뿐이야."
"...알아. 그래도 솔직히 집열쇠까지 공유할 줄은 몰랐어. 나타샤가 이것까지는 말을 안했겠지만, 사실 나도 나타샤에게 열쇠를 달라고 했었어."
그 뒤는 안들어봐도 뻔했다. 브루스 배너는 어느정도는 민간인이기에 함부로 열쇠를 내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하는 사람이니까, 아마 안된다고 거절했을 것이 뻔했다.
"그래서였군."
"맞아, 어리석지. 이 나이먹어서 질투라니, 정말 말도 안되지."
배너의 목소리가 점점 잠겨갔다. 그는 자조하듯 웃음을 짓더니 이내 그 소리마저 사라져갔다. 바튼은 그런 힘빠진 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말했다.
"더이상은 그러지않기를 바래. 난 냇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고 봐, 그리고 그건 그쪽만이 할 수 있는거야.... 그러니까... 만약 냇이 너때문에 울기라도 한다면 그 때엔 정말... 정말..."
그리고 그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만약 나타샤가 울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할 거란 말인가, 자신이 무슨 권리로? 하지만 그로서는 어떻게든 배너에게 '경고'를 해야 했다. 냇을 절대로 울리지 않겠다는, 절대로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그런 각오를 들어야 했다. 배너는 그것을 알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딘지 모르게 관계의 한축이 다시금 설정된 기분이었다.
이틀 뒤에 둘은 멤버들 앞에서 화해의 키스를 나누었다. 냉전에 시달린 어벤져스 멤버들은 일제히 박수를 쳐가며 기뻐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화해를 주선했던 클린트 바튼은 홀 한켠에 서서는 팔짱을 끼고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나타샤는 다시금 행복을 되찾았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때이다.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자신은 브루스 배너가 불편한 것인가? 그는 골똘히 그 이유를 찾고 있었다. 그는 생각에 생각을 집중하였고, 덕분에 완다 막시모프가 제 앞을 지나가는 것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는 바튼의 옆에 서더니 이내 작은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 표정이 상당히 굳어있는데, 역시 닥터 배너때문이죠?"
"..알았으면 그냥 넘어-"
"지금 피에트로같은 표정지은거 알고 있어요?"
"응?"
바튼은 완다를 쳐다보았다. 완다는 마치 장난감을 가진 아이처럼 씩 웃어보였다.
"피에트로도 아저씨같은 표정을 지었거든요."
"언제?"
순간 심장이 두근거리며 그녀의 대답을 미친듯이 기다리고 있었다. 완다는 바튼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리고 그 순간, 아! 라는 큰 외침이 홀에 가득 찼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그를 향해버렸지만, 그는 개의치않다는 듯이 입을 벌리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벤져스 2의 설정대로 나간다면, 아마 바튼과 나타샤는 의남매정도가 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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