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ANDALIEN
알렉스레니 _ 짧은 글 _ 귀가 잘려나간 자리
아버지의 표정이 아주 살짝 일그러졌지만, 너는 그런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내가 당신의 도구가 되는 것을 원했다, 라고 언제나 그랬듯 담담하게 말하는 그 투에 너는 결국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너는 내가 얼마나 아버지를 사랑했는지에 대해 말했다. 한창 독립할 나이에도 독립하지 않고 당신의 곁에 남아있던 것, 굳이 헬하우스 인더스트리에 남아 고문변호사로 남은 것, 멸시 속에서도 내가 당신만을 바라봤다는 것을 너는 목청이 터지라 크게 소리친다. 네 머리에서 열이 올랐고 꼬리는 삐쭉 솟아있었으며 귀는 한창 내려가 있다. 아버지는 그저 몇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너는 모르겠지만, 사실은 아버지도 내가 죽고난 뒤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셨다. 억지로 수면제를 먹고나서야 잠을 이루..
기타/DOOMSDAY CITY
2016. 9. 14.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