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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ANDALIEN
나타샤 로마노프의 사무실 책상 위에 검정색 테디베어가 장식된 것은 상당히 최근의 일이었다. 복슬거리는 털을 가지고, 마치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붉은색 날카로운 눈을 한 테디베어를 그녀가 샀을리는 만무하였기 때문에, 모두들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선물이란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나타샤의 사무실에 들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꽤나 귀여운 테디 베어라고 곰인형을 칭찬하곤 하였다. 단 둘을 제외하고.하나는 그런 귀여운 감정이란 것을 배우고 있는 안드로이드요, 또 하나는 오히려 테디베어를 사랑할 것만 같은, 어벤져스의 여자들중 최연소 멤버였다. 완다 막시모프는 나타샤의 사무실에 들어가고나서 테디베어를 발견한 순간 몸을 굳히고 말았다. 그녀는 잠시 움직이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나타샤에게..
재편된 어벤져스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소코비아 사태가 일어나기 전보다 늘어나, 대략 수백여명의 사람들이 새로 지어진 어벤져스 훈련소에 적을 두고 있었다. 기실 늘어났다고는 하나 소규모인 것은 마찬가지라 그들만의 사회에서는 스캔들이 터지기라도 한다면 3시간도 안되어서 훈련소 전역에 퍼지곤 했다. 사내연애, 불륜 스캔들, 출산소식, 결혼소식... 그렇기에 더더욱 '그' 유명한 사내커플이 헤어졌다는 소식은 2시간도 채 안되어서 어벤져스 내에 퍼져버렸다. 소문이 퍼졌을때엔 모두들 누군가가 고의로 퍼뜨린 거짓말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명물이 되어버린 초능력자와 안드로이드 커플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붙어다녀 싱글들의 심금을 울렸기 때문이었다. 훈련을 받을때나 밥을 먹을 때나 휴식을 하고 있는 동안에..
01. Yellow02. Orange 창문을 타고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흐뜨려놓았다. 비전은 현관의 센서등이 꺼질때까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심장이 똑딱거리며 규칙적으로 두근거렸다. 완다 막시모프는 달빛을 등진채 거실 한가운데에 서 있었고, 그녀의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비전은 내심 그녀가 상당히 서글픈 표정을 짓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였다. 슬프지만 어딘가 처량한, 마치 형제를 잃었을 때처럼."늦었네?"비전은 아무 말도 내놓지 못했다. 흠모해마지않던 갈색 머리카락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괜찮냐고, 마음에 큰 상처를 입지 않았느냐는 걱정스런 말마저 내뱉을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떤 말을 하여야 그녀가 상처를 받지 않을지를, 그로서는 도저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아무 말도 없는걸 ..
2. “젠장, 고작 20분이에요. 어떻게 알아차린거에요?”엉망진창인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나타샤 로마노프는 말했다. 그녀로서는 유능한 스파이로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수까지 다 썼건만, 어째서인지 제 앞에 앉아있는 남자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처음 볼때부터 알아차렸다는 말을 듣자 가벼운 수치심이 들 정도였다. 배너는 빙긋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지은 뒤 나타샤의 질문에 대답했다.“그야 골격이 나타샤인걸요. 근육이 조금 붙은 것 말고는 그다지 달라지지도 않았고, 그런 얇은 옷을 입었으니 당연히 한번에 알아채죠.”“..브루스, 사실은 변태죠?”오랜만에 듣는 이름에 하하, 하고 배너는 웃었다. 나름 이름을 떨쳤던 스파이를 이겼다는 생각에서 터져나온 것인지는 몰라도, 나타샤는 남자의 웃음에 작은 패배감을 느꼈다. 웃..
1. 메리켈은 20달러 지폐를 받자마자 행여나 빼앗길새라 급히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공항에서 만난 백인여자를 의사선생님 댁에 데려다주는 대가치고는 너무나 많았다. 그녀는 시골 공항에서 호객을 하던 메리켈을 발견하자마자 마을에서 유명하다는 의사선생님에게 데려다 달라고 말하였고, 마치 일출할 때의 햇빛을 닮은 금발을 양갈래로 묶고서 하얀색 밀짚모자를 쓴 모습은 여태껏 보았던 사람들 중 가장 아름다운데다 이미 돈도 주머니에 넣어버린 터라 그는 쉽사리 수락하였다.“의사라면 호텔의 이스프와 선생님을 말하는거죠?”메리켈은 호텔에서 애써서 기른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손님들을 진찰하곤 하였던 의사를 떠올렸다. 그는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호텔에서 달러로 진료비를 낼 수 있는 여행객들을 상대로 진찰을 해주곤 하였다. 하지..
냇배너의 연성용 문장은 '갑자기 너의 잠버릇이 궁금해졌다.' 입니다.http://kr.shindanmaker.com/535395 브루스 배너가 짜증섞인 표정으로 잠에서 깬 것은 정확히 새벽 5시 35분이었다. 그는 약 3시간전에 잠에 들었고 일어날때까지 꿈하나 없는 단잠을 꾸고 있었다. 협탁위에 올려져있던 핸드폰에서는 그의 단잠을 깨운, 지겹다면 지겨울 수 있는 'Shoot to thrill'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거칠게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토니 스타크의 가증스러운 웃는 얼굴이 액정에 떠 있었다."지금 몇신지 시계를 쳐다보고 다시 거시지요."배너는 퉁명스럽게 그 문장만을 내뱉고는 곧바로 종료버튼을 누르려고 했다. 그의 손가락 끝이 빨간색 동그라미에 닿기 직전이었을 것이다.-"잠깐, 브루스! 내가 ..
* Yellow에서 이어집니다. 비전이 알고 있기로 인간의 심장박동은 평균 분당 70~80회였다. 무릇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존재한다는 생명의 정수는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피를 온 몸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어떤 사람의 심박수는 제어하기도 힘들 정도로 빨랐고, 죽어가는 사람의 심박수는 너무나도 느려서 꼭 시체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그에 비하자면, 아마 심장이라 부를만한 기관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이 안드로이드의 심박수는 언제나 일정했다. 똑딱똑딱, 정확히 1분에 60번 진동하는 심장에서는 초침이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했다.그리고 그는 자신의 심장을 꺼내어 초침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마치 심장을 파내는 듯한 통증, 이라고 몇년 전 완다 막시모프가 자신에게 말해주었을 때 차마 이해하..
마치 방금이라도 날파리가 날아들 것 같은 하얀 조명을 자랑하는 심야의 대형편의점, 미국의 히어로인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는 마치 지옥에 발이라도 하나 걸친듯 식은땀을 흘리며 매대 앞에 서 있었다. 행여 누군가 알아볼까 커다란 뿔테안경에 모자까지 깊게 눌러쓴 남자가 눈이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맹렬히 바라보고 있던 것은 바로 콘돔매대였다. 색색깔의 알록달록한 콘돔이 사랑을 나누려는 연인들에게 자신을 어서 사가라고, 빨리 너의 정욕을 분출하라고 저마다의 기능을 자랑하고 있었다. 어떤 것은 딸기향이 나고 어떤 것은 돌기가 있고, 어떤것은 초박형이라고 또 어떤 것은 너의 매그넘에서 연기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랑하고 있었다. 몇개를 들어 뒤의 성분표시까지 다 읽어보자, 그의 어찌보면 순박한 청..
"Где је лето троугао?"갈색머리를 질끈 높게 묶은 떨아이가 제 어머니에게 그렇게 물었다. 그 말에 아들에게 별자리 책을 보여주던 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으며 레이저로 하늘 저편을 가리켰다. "Погледајте! То је Алтаир." 아버지의 레이저가 닿은 밤하늘 옆에는 작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것을 보더니 아들의 눈이 반짝반짝거리더니, 마치 그것을 잡으려는 듯 손을 뻗어 쥐려고 하였다. 그 모습을 보며 여자아이는 뭐하는 짓이냐고 웃었고 옆에 서 있던 어머니마저 웃음을 흘겼다."Али погледај звезде! Желим да имам једну."아들은 마치 항변하려는 듯이 다시금 별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조그만 손가락 사이로 은하수가 펼쳐졌다. ▒ ▒ ▒ "아얏!"완다 막..
Lullaby of birdland that's what I Always hear, when you sigh, never in my wordland could there be words to reveal in a phrase how I feel Have you ever heard two turtle doves Bill and coo, when they love? That's the kind of magic music we made with our lips When we kiss And there's a weepy old willow He really knows how to cry That's how I'd cry in my pillow If you should tell me farewell and goo..